빗장 푸는 지구촌…국내 항공사 운항 확대는 ′지지부진′
작성일
2022.03.31
조회수
324
작성자
항공서비스학과
격리면제에도 항공업계 우려 여전…"과감히 방역 완화해야"

전 세계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걸어 잠갔던 빗장을 속속 풀고 있다.

30일 하나투어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이 무(無)격리로 입국 가능한 국가는 39개국으로 조사됐다.

각국 정부가 입국자의 격리조치를 면제하면서 국제선 여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방역 완화 조치를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유럽·미주 방역 완화…코로나19 음성 확인서 없이도 입국 가능

유럽과 미주 국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PCR(유전자 증폭)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PCR 음성 확인서 제출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도 늘어나는 추세다. 몽골은 이달 14일부터, 영국은 18일부터 코로나19 입국 제한 조치를 모두 해제했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캐나다, 우즈베키스탄, 캄보디아 등은 PCR 확인서를 따로 요구하지 않고 있고, 태국은 다음달 1일부터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입국이 가능하도록 했다.

싱가포르도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출발 전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싱가포르 도착 시 시행되는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와 격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트래블 버블' 체결을 통해 한시적으로 운항했던 인천~싱가포르 '여행안전권역'(VTL) 항공편이 중단되고, 모든 항공편의 탑승객이 격리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입국 격리 해제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방역 규제도 완화되면서 위축된 여행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은 지난 1월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해제했고, 프랑스는 3월 14일부터 실내 공공시설에서의 마스크 의무 착용 규정을 폐지했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3월 20일 236만명의 승객이 미국 공항을 이용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월 같은 날 미국 공항 이용객의 93% 수준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달 10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 여행 수요가 2021년 동월과 비교해 82.3% 증가했다고 밝혔다.


◇ 한국도 격리 면제…운항 확대는 기대보다 저조

한국 정부도 이달 21일부터 백신 접종 입국자의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정부는 또 다음달 1일부터 국가분류체계도 현행 4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한다. 주의국가(레벨2)와 일반국가(레벨1)로 분류해 항공편 운항을 관리할 방침이다.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 운항을 제한했던 '서킷브레이커'도 폐지된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특정 노선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더라도 노선 전체의 정기 운항을 중단할 필요가 없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시행 이후 이달 25일부터 27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한 승객은 4만6천926명이다. 이는 지난주인 18일부터 20일까지의 4만162명보다 약 17%가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국내 항공 여객이 글로벌 항공 여객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 여객이 늘어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격리면제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동남아 등 휴양 노선이 정상화되려면 가족 단위 수요 회복이 필수이지만, 현재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은 강제 사항이 아니다. 백신을 맞지 않은 어린이는 입국 시 자가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 단위 여행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PCR 검사 대신 검사 시간이 짧고 비용이 작은 신속항원검사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는 이미 항공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되고 있다"며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방역 완화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백신 접종 입국자 격리면제 조치 이후 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항공사들의 국제선 공급 확대는 애초 기대보다 저조한 상황이다. 하와이·괌·사이판 등의 운항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주·유럽·동남아 등 주력 노선 운항에는 큰 변화가 없다.

대한항공은 이달 36개 노선에서 주 128회 운항을 했고, 4월에는 36개 노선에서 주 135회 운항할 예정이다. 싱가포르와 일본 등 일부 노선에서만 항공편이 증편됐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일본 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런던·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증편하고, 하와이와 나고야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이외의 추가적인 운항 재개 계획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현재 국제선 운항 횟수는 월 단위로 중앙방역대책본부 회의에서 결정된다. 국제선 운항 횟수 결정권을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로 이관해 운항 허가 신청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단편적인 방역 정책 완화만으로는 회복이 힘든 상황"이라며 "전향적인 방역 정책과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 국내 항공산업이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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